F91은 건담인가 아닌가

최근 방구석매니아 라는 유튜버의 영상으로 슬쩍 올라온 주제에 대해서 간단하게, 혹은 자세하게 작성을 해볼까 합니다.

시작은 F91의 건담 여부를 따지는 게 어디서 시작됬냐는 것인데 당연하게도 그 발상지는 일본입니다.

 

Q. "F91은 건담이 아니다" 라는 내용은 "지식공장장" 이라는 유튜버를 통해 알려졌다.

A. 애미야. 지랄이 짜구나.

 

1. 기동전사 건담 F91 은 그 이름답게 1991년에 발표된 애니메이션입니다. 이 시기는 설정놀음을 통해 소위 말하는 "정통성" 을 따지는 지랄맞은 시기였기 때문에 F91이 건담인지 아닌지를 따지는 건 당연한 통과 의례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이전에 진행된 "건담 센티넬" 의 제작기에서도 언급된 것처럼, 제작 관련자들도 '이게 건담이 맞나?' 를 의식하는 수준이라 F91의 건담 논쟁은 당연히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슈인 것이죠.

지식공장장인가 하는 사짜는 그냥 일본에서 돌았던 이야기를 건져온 것에 지나지 않고, 그걸 통해서 퍼졌다고 하는 건 저런 사짜를 지나치게 고평가하는 내용이라 매우 불쾌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입니다.

 

https://detail.chiebukuro.yahoo.co.jp/qa/question_detail/q14167492014

2016년에 "F91은 건담이 아닌가요?" 라는 질문글이 올라오는 판국에 그런 사짜가 2022년에 올린 영상으로 저런 논란을 촉발했다고 하면 우습지도 않습니다.

 

2. 통상적으로 "XX는 건담인가 아닌가" 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하는 경우는 작품 외적인 요소를 거의 쓰지 않습니다. 즉, 작 중에서 XX가 건담으로 표현/묘사되는지, 해당 작품의 설정에서 건담으로 표현/묘사하는지를 따지게 되며, 특히 만화책으로 발간되는 작품들의 경우는 공식 설정으로 볼 수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해당 설정들은 '참고용' 으로만 짚고 넘어가게 됩니다. 

 

서론은 간단하게 이 정도로 하고 본론으로 가봅시다. F91은 건담이 맞냐 아니냐 라는 건데, 실제로는 둘 다 말이 되기 때문에 딱히 결론이 안 나는 상태입니다. 이게 왜 이렇게 되었는지는 아래에서 같이 보도록 하시죠.

 

Q. F91은 건담인가요?

 

A1. F91은 건담이다.

1. 극 중에서 '건담 타입' 을 정확히 어떤 형식의 MS인지 지정한 적이 없다. 이에 따라 "과거에 이런 형태의 MS가 있었으니 건담으로 부르자" 하면서 건담으로 불렀고, 이에 따라 F91을 건담으로 보는 것은 타당하다.

 

2. 작품 제목 및 건담 관련 매체들도 F91을 건담으로 표현하고, 건담으로 분류하므로 건담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 요약 : 건담이라는 게 특별한 형식이나 기술이 들어하는 MS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극 중 묘사로 건담으로 부르는 MS를 건담으로 부르는 건 타당하다. 이에 F91은 건담이다.

 

 

A2. F91은 건담이 아니다.(F9 시리즈는 건담이 아니다)

1. "기동전사 건담 F91" 의 '포뮬러 프로젝트' 는 연방 MS의 소형화 프로젝트이며, F9 시리즈는 '소형화된 주력 MS' 개발에 관련된 기체들이므로 프로젝트 내용이나 코드명 등 건담에 해당하거나 유사한 부분은 외형뿐이다.

 

2. 공식페이지의 다른 기체설명에서 "F91" 으로만 표기하고 있으므로 건담이 아니다. 다른 시리즈의 공식 페이지에서는 다른 기체설명에서도 "건담" 을 표기한다.

 

- 공식 페이지 "G캐논" 의 설명 : 地球連邦軍が採用した、F91と同じサナリィ製の小型支援MS。ジェガンやヘビーガンの支援を主に行う。(지구 연방군이 채용한 F91과 같은 사나리제의 소형 지원 MS. 제간이나 헤비건의 지원을 주로 실시한다.) / 출처 : http://www.gundam-f91.net/ms/06.html

 

- 비교예시1) 백식 : エゥーゴが開発した試作MS。Ζガンダム開発計画の途中段階で試作されたMSで、ガンダムMk-Ⅱとリック・ディアスの長所を採り入れており、非常にバランスが良く、高い戦闘力を発揮した。(에우고가 개발한 시작 MS. Ζ건담 개발 계획의 도중 단계에서 시작된 MS로 건담 Mk-Ⅱ와 릭 디어스의 장점을 채택하고 있어 매우 균형이 좋고 높은 전투력을 발휘했다.) / 출처 : http://www.z-gundam.net/ms/index.html

 

- 비교예시2) 리겔그 : 一年戦争時に旧ジオン公国軍が開発したゲルググをアクシズで改修し、強化した機体。元々は訓練機として使用されていたが、その性能は高く、ＺＺガンダムと互角の勝負が行える程である。(일년 전쟁시에 구 지온 공국군이 개발한 겔구그를 액시즈에서 개수하고 강화한 기체. 원래는 훈련기로서 사용되고 있었지만, 그 성능은 높고, ZZ건담과 호각의 승부를 실시할 수 있을 정도이다.) / 출처 : http://www.gundam-zz.net/ms/19.html

 

=> 요약 : 형상을 제외하고는 설정 일체에서 F91 을 건담 및 건담 타입으로 언급하고 있지 않는다. 이에 F91은 (건담으로는 불리지만 실제로는) 건담이 아니다.

 

 

즉 어느 항목을 잡아도 말이 되기 때문에 F91은 건담일 수도, 아닐수도 있다는 슈뢰딩거의 건담이 되어버리고 말죠. 다만 공식 제목이나 전체적인 매체에서 건담으로 표기하고 있으니 건담으로 취급하는 게 맞다 라고 보면 됩니다.

 

꽤 웃긴 건 비슷하게 후기 우주세기로 취급되는 V건담의 경우 위 이유를 모두 회피한다는 점입니다. 소위 '건담 타입' 으로 여겨지는 고성능 단일기가 아닌 일반 양산형 MS이지만, "건담의 전설을 이용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건담 형태로 개발된 MS 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인식이든 설정상으로든 건담으로 취급하는 게 전혀 문제가 없거든요.